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의 정수는 화려함보다 비례와 균형, 그리고 시간을 견디는 구조에 있습니다.
그 미학을 한 점으로 응축해 보여주는 오브제가 바로 Minotti Van Dyck Table입니다.
날렵한 스틸 삼각 프레임과 존재감 있는 천연 대리석 상판의 만남은 간결하지만 강력합니다.
표면적 장식 없이도 공간의 중심을 만들어 내는 테이블,
그것이 왜 지금까지도 미노티의 시그니처로 회자되는지,
그리고 그 배경에 선 디자이너 로돌포 도르도니가
어떤 철학과 방법론으로 이 결과를 이끌어냈는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로돌포 도르도니 Rodolfo Dordoni
로돌포 도르도니 (Rodolfo Dordoni)는 밀라노에서 건축을 전공하며 '건축적 사고'를 자신의 디자인 언어의 토대로 삼았습니다. 그에게 가구는 독립된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공간의 리듬을 조율하는 구조였습니다. 초기 커리어에서 그는 조명, 가구, 인테리어를 횡단하며 경험치를 쌓았고, 이 과정에서 "빛과 비례가 공간의 감정선을 규정한다"는 관점을 확립했습니다. 광택, 그림자, 모서리의 미세한 라운딩, 선의 굵기 같은 디테일을 통해 감각의 강약을 설계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미노티 (Minotti)에 합류 이후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로돌포 도르도니는 브랜드를 '제품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건축적 서사로 재정의했습니다. 거실 - 라운지 - 침실로 이어지는 장면 전환, 가구 간 높이, 깊이, 질감의 계층 구조, 소재 대조를 마치 악보 위의 리듬처럼 디자인했습니다. 그는 가구를 음표에, 공간을 악장에 비유했고, 컬렉션 전체가 조화롭게 연주되도록 지휘했습다. 그 결과 미노티는 "절제된 럭셔리(Restrained Luxury)"라는 분명한 정체성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로돌프 도르도니의 미학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형태를 과장하지 말고, 구조를 명료하게." 그는 과시적 디테일을 걷어 내고, 구조, 비례, 재료, 빛의 상호작용만으로 공간을 설득합니다. 이 철학이 구체적 물성으로 구현된 결과가 바로 Van Dyck Table입니다.
Minotti의 공간에서 Van Dyck Table

미노티의 거실은 소파, 체어, 테이블, 조명이 높이와 깊이 그리고 질감의 층위를 맞추며 한 장면을 완성합니다. Van Dyck Table은 그 장면의 리듬을 잡아주는 메트로놈 같은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 Andersen Sofa의 낮고 길게 뻗은 볼륨과 조합할 경우, Van Dyck의 삼각 프레임은 수평으로 늘어지는 무드를 세 개의 사선으로 끊어내 장면에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Aston Chair처럼 곡선이 강한 체어와 함께 두면, 직선과 곡선의 상호작용으로 균형 잡힌 공간이 됩니다.
Van Dyck Table로 공간을 연출할 땐 러그, 조명의 선택도 중요합니다. 러그는 상판보다 조금 크고, 프레임의 사선이 러그 패턴과 충돌하지 않도록 단색의 저채도를 권합니다. 조명은 직접광보다는 확산광이 어울리며, 팬던트가 있다면 상판 중심에서 약간 이동시켜 대리석 결의 방향과 반사광의 흐름을 어긋나게 하면, 장면에 깊이가 생깁니다.
식탁의 마감을 선택하는 것에 따라 공간의 온도는 변화합니다. 크롬 프레임+화이트 계열 대리석은 밝고 선명한 인상을, 브론즈 프레임+다크 계열 대리석은 차분하고 밀도 있는 인상을 줍니다. 매트 블랙 프레임은 시각적 간섭을 줄이고, 주변 가구의 질감을 더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목재가 많은 공간에서는 차가운 대리석이 온도 균형을 맞추고, 콘크리트, 스톤이 많은 공간에서는 라이트 톤 대리석이 무게를 덜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Van Dyck Table에는 과하게 장식적인 오브제를 올리기보다는, 한두 개의 조용한 오브제로 여백의 호흡을 유지하면 좋은 연출을 할 수 있습니다. 상판의 결과 프레임의 선이 충분히 말하도록 자리를 내주면, 테이블은 스스로 장면을 완성합니다.
Van Dyck Table
Van Dyck Table를 처음 마주하면 '단정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이 테이블은 세 개의 스틸 다리가 정삼각 형태로 모여 하나의 결절점(node)을 만든 뒤, 그 위에 얇고 강한 대리석 상판이 얹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이 결절점은 단순한 지지부가 아니라 테이블 전체의 시각적 중심이자 힘의 분배 허브입니다. 삼각 구조는 무게를 이상적으로 분산시키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상판이 가볍게 '부양'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프레임은 크롬/브론즈/블랙 샌드 매트 등으로 마감됩니다. 광택이 강한 마감은 빛을 또렷이 반사해 선을 강조하고, 매트한 마감은 그림자를 머금어 부피감이 강조됩니다. 도르도니는 선의 굵기와 다리 각도의 미세 조정으로 공간이 받는 압력을 세밀히 튜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레임은 얇지만 느슨하지 않고, 단단하지만 무겁지 않은 테이블이 완성되었습니다.
상판은 Calacatta, Arabescato, Black Marquina, Sahara Noir 등 다양한 천연 대리석으로 구성됩니다. 대리석은 동일한 산지/등급이라도 결의 흐름, 맥의 굵기, 톤의 대비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같은 규격의 Van Dyck이라도 각 개체는 고유한 표정을 갖습니다. 이 개별성은 산업생산과 예술성 사이에 놓인 미노티의 태도를 상징합니다. 이는 '완벽하게 통일된 수십 개'보다 '완벽히 가다듬은 하나의 차이'를 중시하는 태도입니다.
테이블의 가장자리는 섬세한 모따기(챔퍼), 라운딩 조합으로 처리되어 손끝에 예민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정밀한 연마로 대리석의 광택을 과하게 올리지 않으면서도 깊이를 살렸습니다. 이는 표면을 강하게 빛내기보다, 빛이 스쳐 지나갈 때 생기는 잔광과 그림자의 층위를 계획하는 방식입니다.
크기 체계 또한 구조적 비례에 근거했습니다. 원형,정사각,직사각 상판으로 운영되며, 좌석 배치, 동선, 조명 위치에 따라 직경, 변형 폭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소파 전면에는 낮고 넓은 직사각, 라운지 존에는 원형, 다중 좌석 구성에는 두께 대비가 얇은 대형 정사각을 배치하면 공간의 중심이 과도하게 무거워지지 않으면서도 시선의 결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Van Dyck은 "스틸로 긴장감을 만들고, 대리석 무게로 안정감을 만들며, 비례로 공기를 정돈하는" 테이블로 인식됩니다.
도르도니의 디자인은 큰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대신 구조, 비례, 재료, 빛이 서로를 지지하도록 배치해 조용한 설득을 만듭니다.
Van Dyck Table은 그 미학의 정수입니다.
스틸은 긴장을, 대리석은 깊이를, 비례는 평정을 만듭니다.
이 세 축이 맞물릴 때 공간은 안정되고, 물건은 시간성을 얻게 됩니다.
결국 이 테이블이 말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진짜 럭셔리는 과시가 아니라, 균형이다."
유행의 굴곡과 무관하게 오랫동안 중심을 지키는 가구,
장면의 리듬을 단정히 잡아 주는 구조,
손끝의 감각까지 배려한 디테일. 그 모든 요소가 모여
Van Dyck Table은 오늘도 미노티의 세계관을 가장 정확히 대변합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늘 같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과장하지 말 것, 구조를 명료하게 만들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