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반, 플라스틱은 '싸구려'의 대명사였습니다.
하지만 그 재료에 가장 먼저 예술적 가능성을 본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의 Kartell(카르텔)은 플라스틱을 기능적인 소재를 넘어 '빛과 색으로 이루어진 예술 매체'로 재정의한 기업입니다.
카르텔의 역사는 단순히 가구 브랜드의 이야기가 아니라, 재료가 예술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하나의 디자인 혁명이었습니다.
이제, 산업소재를 '예술 오브제'로 바꾼 카르텔의 컬러풀한 혁신의 궤적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Kartell
과학에서 태어난 브랜드, 디자인으로 성장하다.
Kartell (카르텔)은 1949년, 화학자 출신의 줄리오 카스텔리 (Giulio Castelli)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그는 플라스틱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본 산업인이자 비전가였습니다. 당시 플라스틱은 주방용품, 전기 부품 등에만 사용되던 기능적 소재에 불과했지만 카스텔리는 그 안에서 '미래의 가구'를 보았습니다. 그는 기술자이자 디자이너로서, 플라스틱을 미학적 언어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1950~60년대, 카르텔은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실험정신을 상징하는 존재로 성장했습니다. 죠토 스토피노 (Giotto Stoppino), 가에 아울렌티 (Gae Aulenti), 조 콜롬보 (Joe Colombo)같은 젊은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며 플라스틱이라는 재료에 곡선과 색, 투명함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들의 목표는 "가벼운 가구, 그러나 시각적으로 강렬한 가구"를 만드는 것으로 명확했습니다.
이 시기의 대표작인 Componibili Storage Unit(1969)은 안나 카스텔리 페리에리 (Anna Castelli Ferrieri)가 디자인한 원통형 수납장으로, 단순한 원형 구조와 모듈 시스템으로 카르텔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했습니다. 지금도 MoMA(뉴욕 현대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으며, '산업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최초의 플라스틱 가구로 평가받습니다.
플라스틱의 변신
Kartell (카르텔) 의 가장 큰 전환점은 1990년대 초, CEO로 부임한 클라우디오 루티 (Claudio Luti)시절입니다. 그는 플라스틱의 "투명성"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확립시켰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가구 브랜드는 천연목재나 금속을 고급 소재로 여겼지만, 카르텔은 오히려 '투명한 플라스틱'을 사람들의 인식을 뒤바꿀 수 있게 감각적으로 변신시켜 미래적이고 가벼운 미학을 제시했습니다.
이 혁신을 상징하는 작품이 바로 Louis Ghost Chair(루이스 고스트 체어)입니다.

2002년, 프랑스 디자이너 필립 스탁 (Philippe Starck)이 디자인한 이 의자는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의자를 단일 폴리카보네이트로 성형해 만든 작품입니다. 고전적인 형태와 첨단 기술의 결합, 즉 '과거의 실루엣으로 미래를 만든' 상징적인 디자인이었습니다.
Louis Ghost Chair는 금형 하나로 수천 번의 사출을 견딜 수 있을 만큼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시각적으로는 완전히 투명해 마치 공기처럼 공간에 녹아듭니다. 이 의자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플라스틱의 문화적 위상을 바꾼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그 후 카르텔은 Masters Chair, One More Stool, Bourgie Lamp 등 투명성과 조명 효과를 극대화한 시리즈로 컬렉션을 확장했습니다.
감정이 머무는 오브제
Kartell (카르텔)의 또 하나의 강점은 ‘색’을 다루는 방식에 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유행 색상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빛과 재질이 만나는 과학적 효과를 계산해 컬러를 디자인합니다. 투명한 소재 위로 빛이 스며드는 정도, 반사되는 각도, 심지어 그림자의 형태까지 하나의 조형 요소로 다루는 것입니다.
대표작 페루치오 라비아니 (Ferruccio Laviani)가 만든 Bourgie Lamp는 바로 그 빛의 실험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투명한 램프가 빛을 받으며 다면 반사로 은은하게 빛나고, 공간의 벽면에 섬세한 그림자를 남기죠. 이처럼 카르텔은 '빛과 투명성'을 디자인 언어로 삼아,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냅니다.
또한 카르텔은 컬러를 통해 감정의 디자인을 실현했습니다. 빨강은 에너지, 노랑은 낙관, 파랑은 안정, 투명은 자유. 그들은 색을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인간의 심리와 연결된 언어로 사용합니다. 이런 이유로 카르텔의 가구는 단순한 인테리어 아이템이 아니라 '감정이 머무는 오브제'로 여겨집니다.
Kartell (카르텔)은 지난 70년 동안 플라스틱을 예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유일한 브랜드로 평가받습니다.
그들의 철학은 명확합니다.
"기술은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고, 색은 감정을 디자인한다."
이 철학 덕분에 카르텔의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실험적이고 젊습니다.
오늘날 카르텔은 지속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며 '친환경 혁신'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다시 긍정의 언어로 바꾸고 있는 셈입니다.
그들의 의자 하나, 조명 하나에는 여전히"가벼움 속의 깊이"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플라스틱을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빛과 감정을 담는 그릇으로 본다."
- 클라우디오 루티 Claudio Luti -
Kartell (카르텔)의 디자인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가벼움' 속에서 느껴지는 '예술의 무게'를 깨닫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카르텔이 플라스틱을 예술로 바꾼 가장 큰 이유이자,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색채의 혁신으로 남은 이유입니다.